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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겟뉴스][인터뷰] 더불어 민주당 원내대변인 정춘숙 의원,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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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겟뉴스 김지현 기자] 지난 6월 13일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정춘숙 의원으로부터 한 장의 명함을 받았다. 명함에는 낯선 부분이 있었는데, 시각장애인용 점자가 새겨져 있다는 점이다. 점자가 새겨진 명함을 국회의원에게 받는 건 처음인 듯하다는 본지 편집장의 말에 정춘숙 의원은 밝게 웃으며 “여성주의라고 하면 여성만 생각한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여성주의는 많은 것을 포괄한다”고 이야기했다. 

 

용인 수지구에 위치한 의원 사무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를 만났다. 92년부터 24년 동안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일해온 여성인권운동가였던 정 의원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비례 대변인로 정계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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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수지구 지도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정춘숙 의원 [사진 = 김지현 기자]

정춘숙 의원은 82년 단국대학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으며, 소설가를 꿈꿔 민족문학작가회의 모임에서 활동했다. 이런 정 의원은 현재도 문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창작과비평사에서 나온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가 감동적이었다며,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주 작가의 신작 소설 ‘사하맨션’도 읽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아몬드’와 ‘사하맨션’은 각각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과 ‘공동체에서 소외된 삶’을 그린 작품으로, 정 의원의 관심사를 엿볼 수 있었다. 

정춘숙 의원의 타인과 공동체에 대한 관심은 대학 시절 그의  삶에서도 찾을 수 있다. 정 의원은 “당시 많은 학생들이 그랬듯 나도 대학생 때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시작했다”며 밝게 웃어보였다. 당시 노동운동은 남녀 모두 참여했으나 남성 중심적으로 흘러갔고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는 중점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정 의원이 92년부터 여성운동을 시작한 것은 이러한 환경에 회의감을 느꼈기에 ‘노동운동을 넘어 성차별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판단해 페미니즘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 여성의 전화는 나에게 내 몸과 같다"

정 의원이 여성운동에 첫발을 내디딘 곳은 한국여성의전화였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정춘숙 의원이 여성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준 단체이다. 정 의원은 한국여성의전화에서 가정폭력 상담사부터 사무처장, 회장, 상임대표까지 역임했다. 정 의원은 한국여성의전화를 “내 몸과 같다”고 표현하며,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일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1983년 6월 11일 개설된 국내 대표 여성인권 단체로 가정폭력, 성폭력, 이주여성, 성매매 등에 맞서 여성 인권 보호 활동을 펼쳐왔다. 한국사회 최초로 폭력 피해 여성을 위한 상담을 도입하고 쉼터를 개설했으며, 지역 여성운동과 여성 재산권 운동 등을 진행하며 여성 권리 확대에 힘쓰고 있다. 

정춘숙 의원은 한국여성의전화 활동 중 가정폭력방지법 제정 운동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해당 법안은 94년 5월부터 추진되어 98년 7월 1일 시행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춘숙 의원은 97년 1월 출산휴가를 가서 4월에 복직하였는데, 그 사이 법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법 제정이 전혀 진행되어 있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법안이 통과된 것은 공격적인 시위를 거친 다음이었다. 정 의원은 당시 내담자들이 “가정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법을 어서 만달어달라”며 성토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여러 단체의 지원금과 회비를 십시일반 모아 어렵게 한국여성의전화 사옥을 지은 일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며 “한국여성의전화가 내적 성장뿐 아니라 외부적으로도 확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뻤다”고 덧붙였다. 
 

성차별 없어졌다? 큰 착각

최근 페미니즘의 이슈는 ‘백래시’이다. 백래시는 원래 사회·정치적 변화로 영향력이나 권력이 줄어든다고 느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반격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사회학 용어다. 페미니즘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권리를 잃었다’고 느낀 남성들이 ‘페미니즘’ 혹은 ‘여성’에 대해 공격하는 것을 지칭한다. 최근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는 학생총투표를 통해 폐지되었으며, 중앙대학교 성평등위원회에서 페미니즘 관련 대자보가 훼손되는 사건이 있었다. 총여학생회와 성평등위원회는 대학 내 여학생들이 겪는 차별과 각종 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목적을 가진 조직이다. 일부 학생들이 페미니즘 확산에 반발심을 느껴 이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백래시’ 현상에 대해 정춘숙 의원은 “요즈음은 과거에 비해 남녀 교육의 기회과 균등해졌고 여성들의 대학 진학률도 높아지면서 성차별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며 ‘성차별이 없어졌다’는 생각은 큰 착각이라고 일침했다. 정 의원은 성차별적 사회 구조에 대해 총 세 가지 예시를 들었다. 고용노동부 통계를 인용한 정 의원은 “우리나라는 여성월급이 남성 월급의 평균 67%로 OECD 성별 임금 격차 1위 국가”라고 이야기했으며, “여성 취업률이 51%로 남성 취업률 71%와 차이를 보인다”는 통계청 자료도 예시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정치권 의석수에 대해 전체 300명 국회의원 중 여성 국회의원이 51명으로 17%밖에 되지 않는다고 여성 정치권 의석수가 부족한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여성주의, 모든 인간의 인권을 말하다

“저는 사회운동가 ‘벨 훅스’가 내린 여성주의의 정의를 사랑합니다.” 정춘숙 의원은 여성주의를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이성애주의, 계급주의를 포함하는 모든 형태의 억압을 제거하는 헌신”이라고 말한 벨 훅스의 정의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여성주의가 남성과 여성은 물론 이주민, 장애인 등의 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춘숙 의원에게 인권이란 ‘사람답게 사는 것’, ‘사람답게 사는 것을 침해받지 않는 것’이며 여성주의 역시 모든 인간이 평등하고 인격적으로 대우받기 위해 꼭 필요한 가치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여성주의가 남성을 공격하거나 권리를 뺏어가는 것은 오해”라고 말하며, 정 의원은 “오히려 페미니즘이 없어 피해를 받는 사람은 남성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자는 돈을 벌어야만 가치 있는 존재가 되며, 가부장제의 모습을 띠고 있는 현 군 징병제의 체계가 남성들을 착취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정춘숙 의원은 가부장제에 대한 도전인 ‘페미니즘’은 남성 문제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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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인 정춘숙 의원 [사진 = 김지현 기자]

인터뷰를 마치며 정춘숙 의원은 앞으로도 “세상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본 기자는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야 정춘숙 의원의 명함에 담긴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정 의원은 여성뿐만 아니라 가부장제에 고통받는 남성들, 장애인, 이주민 등의 소수자들까지 배려하고,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정 의원이 자신이 뜻하는 바를 이뤄 우리 사회가 모든 사람이 인격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구조가 되었으면 한다.

[출처] 너겟뉴스(http://www.ng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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